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두 번째 희곡집 태기수 작가의 『총과 바이올린』이 발간되었다. 태기수 작가는 1998년 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해 소설집 『누드크로키』, 장편소설 『물탱크 정류장』 등을 출간했다. 2013년 첫 장편소설 「물탱크 정류장」을 각색한 동명의 희곡이 남산예술센터 공동제작 작품으로 선정되면서 극작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희곡집에는 그가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한 3편의 장막극 「총과 바이올린」 「물탱크 정류장」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가 실려 있다. 치밀한 구성으로 작품을 써 내려가는 태기수 작가는 소설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옥탑방에 거주하고 있는 한세종은 어느 날 자신의 집 옆에 놓은 물탱크를 열었다가 자신의 삶을 모두 도둑맞기도 하며(「물탱크 정류장」), 인간에게 꼬리를 다는 실험을 하고 있는 생명공학 박사 닥터 프랑켄과 그를 지원해주는 정금단이 인공이 아닌 진짜 꼬리를 단 인간과 만나게 되는(「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전개를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부조리한 사회의 여러 단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