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쏟아지는 그 날, 나는 혼자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우리 엄만 일을 하셔서 나를 데리러 오실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눈은 그치지 않고, 사람들은 엉금엉금 걷고, 차는 거북이걸음인데, 혼자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마치 어렸을 때 늦게까지 엄마가 안 오셔서 형이랑 둘이 집을 볼 때처럼 말이죠. 훌쩍거리고 있는데, 어떤 키 큰 형이 노래를 불러주었고, 버스에선 어떤 아주머니가 장갑을 끼워 주셨어요. 집에 도착했더니 형이 걱정을 하며 코코아를 타 주었죠. 저녁 땐 엄마랑 형이랑 둘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