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시인이 시골 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시인이 정착한 새로운 땅에서 얻고 잃은 것들을 그린 세 번째 시집. '즐거운 소라게'처럼 시골에 안착한 시인과 그 가족들이 만난 평화로운 정경과 자유, 시인이 느끼는 만족스러움이 아름답고 섬세하게 드러나 있다.
제1부 한담(閑談)
즐거운 소라게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구름 위의 산책
만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죽음이라면
나의 아침 방귀에 당신의 신중한 하루가
옆길로 새기
취한 달
연화당적행기(蓮華堂的行記)
와선(臥禪)이란 그런 거지
지난 주말에 들르겠다던 친구를 기다리며
누가 나의 낮잠을 깨우는가
가까이 할 수 없는 서적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산천의구란 말
손님
겨우내 한 일
사평역은 없다
길 떠난 아들을 찾아 헤매다
사과꽃 폈던 자리
소년들은 두리번거린다
참 그날 이후로
쓸쓸한 화석
제2부 일문(逸聞)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생활
엄마가 들려주는 죽은 학교에 관한 옛날 이야기
세한도
그네
우리가 더 들락거릴 곳은 없을까?
바위에 새긴 그림
우리가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토끼뎐
( )에서 돌아온 김상사
말 위에서 죽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선물의 집
오빠가 있다
물 속의 암스테르담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았다
붉은 고추밭
우리는 지금 바그다드로 간다
마라토너
국립묘지
제3부 심경(心境)
心境 1. 생은 다른 곳에
心境 2. 처음 가본 길인데 낯설지 않은
心境 3. 각시 수련
心境 4. 마르크스도 레닌도
心境 5. 달맞이꽃
心境 6. 우리는
心境 7. 나는 어쩌다 생겨나와
心境 8. 내게 강 같은 평화
心境 9. 바람이 아직 차다고
心境 10. 백미러 속에 내가
心境 11. 하물며 네가 떠난 뒤에야
心境 12. 허수아비
해설 - 편안함과 자유 그리고 빈집 지키기의 고단함 / 이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