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대기서 중 하나로 꼽히는 의 완역본이 임홍빈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애니메이션이나 어린이용 동화로 친숙한 이야기이지만, 제대로 된 완역본이 출간된 건 이번이 처음. 옮긴이는 1999년부터 4년동안 이 책의 번역에 매달렸다고 한다. 전체 100회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7세기 초엽 실존인물인 현장 법사가 인도 지역을 여행한 역사적 사실에 작가가 만들어낸 환상적 허구가 덧입혀진다. 삼장 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일행이 불경을 가지러 천축으로 여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사건들이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과다하게 축약되거나 일본어 중역을 거친 판본이 아닌, 하나하나의 자세한 각주와 매끄러운 우리말 번역으로 읽을 때의 즐거움을 실감할 수 있다. 이나 등 우리 나라의 고전소설처럼 현란하게 늘어지는 사설과 구석구석 스며있는 민중적 정서, 소설 전편에 흐르는 익살과 해학이 매력적이다. 과장된듯 하면서도 세련된 필치, 인물들간에 오가는 대화의 생동감과 은근한 넉살, 추악한 권력과 세태를 풍자하는 비판정신 등, 한번쯤 꼭 읽어볼만한 동양 환상문학의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