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녀와 소녀가 좋아한 자줏빛 원피스에 대한 이야기다. 소녀는 엄마가 만들어 준 자줏빛 원피스를 좋아해서 언제나 그 원피스만 입고 다닌다. 마차를 탈 때도, 친구와 놀 때도, 학교에 갈 때도. 둘은 매일매일이 비슷비슷하지만 평화롭고 아름다운 일상의 추억을 나누었다. 그러나 그런 일상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해 갔다. 소녀는 미래를 위해 미국이라는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 작은 마을과 달리 크고 복잡한 도시에는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것이 넘쳐났다. 하고 싶은 것을 향한 기회도 다양하게 열려 있었다. 매일은 빠르게 흘러가고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간다. 미국으로 건너와 옛날의 자줏빛 원피스를 벗어 버린 소녀도 어린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도시의 삶에 익숙해진다. 소녀는 학교에 다니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자리를 얻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모든 것은 옛날과 같지 않고 시시각각 변해 갔다. 소녀는 이제 더 이상 옛날과 같지 않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소녀와 원피스가 우연히 만난다. 서로를 보게 된 순간 둘은 모든 것이 변해 버려도 결코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깨닫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