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클래식 28권. 1,000여 건의 문헌과 증언을 바탕으로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로즈가 20세기 냉전 탄생의 비화를 재구성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발의 원자 폭탄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종결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끝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었다. 미국과 소련은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함께 맞선 동맹국이었지만, 미국이 원자 폭탄을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두 나라의 긴장과 갈등은 서서히 고조되고 있었다. 과학자, 군인, 정치가 들은 전쟁과 동맹이 뒤엉킨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들게 된다. 수소 폭탄은 미국과 소련을 둘러싼 20세기 후반의 정치, 과학, 군사적 사안들이 충돌과 분열, 그리고 융합의 산물이었다. 강경파, 매파 정치가와 군인들은 적대국이 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대비해 전쟁 계획을 짰고, 과학자들은 새로운 과학 원리를 발견하겠다는 바람에, 자신의 과학적 능력을 증명하겠다는 욕심에, 그리고 애국심과 공포에 추동되어 수소 폭탄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실상 쓰지 못한, 그리고 쓰지 못할 무기를 만들다가 냉전의 종말을 맞이했다. 무한 군비 경쟁을 통해 미국 4억 달러의 비용을 날렸고, 소련은 경제 위기에 몰려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 냉전은 사실 두 초강대국의 몰락으로 끝난 것이다. 리처드 로즈는 왜 이런 '어리석음의 비축'과 '공포의 균형'이 기원하게 되었는지 묻고 또 묻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서 수많은 거인들이 명멸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그들의 고민과 고뇌, 그리고 공포와 광기, 이데올로기와 지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이루어졌는지 그려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