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무기보다 강한 ‘팩트’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단톡방이 열렸다고 상상해 볼까요? 셋은 재밌는 게임을 공유하기도 하고, 여행 사진을 자랑하기도 해요. 점심 메뉴를 추천받기도 하고요. 붙어 지낸 세월이 수천 년이라, 척하면 척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때도 있어요. 중국은 말해요. ‘한복의 원조가 한푸니까 그렇지!’ ‘김치볶음밥? 한국인들은 파오차이를 밥에 볶아 먹는구나.’ 김치 얘기엔 일본도 빠지지 않아요. ‘에이~ 기무치 갖고 다들 뭐 하는 거야?’ ‘2월 22일은 다케시마의 날이잖아!’ 독도 이야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결코 상상 속 단톡방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왜곡과 관련된 뉴스 기사는 실시간으로 수두룩하게 쏟아지고 있거든요. 무지나 억지, 혹은 둘 다의 의도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정체성을 위협받고 있어요. 밥상을 뒤엎는 이모티콘만으론 화가 다 풀리지 않아요.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