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일해 온 변호사의 인생 2막을 여는 봄날의 시상! 은퇴를 앞둔 봄의 산책길, 한 송이 꽃을 만나고시를 내림받아 그 계절 내내 시를 써 내려갔다 묵묵하니 재야 법조인의 길을 걸어온 지 어언 32년. 은퇴를 염두에 두고 하나둘 주변 정리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봄철 내내 시들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 2월 하순 어느 날 오후, 아내와 함께한 숲속 산책길에서 큰개불알풀 꽃과의 조우가 그 시발점이었다. 그동안의 일상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연달아 튀어나와 시로 모습을 바꿨다. 아내와 아들딸 손자 손녀와의 가족 간 애틋한 애정들이 얽히고 설켜 더불어 시가 되었다. 나의 입장에서 시집을 낸다는 것 자체가 주제넘는 일이기는 하다. 하기사 시인을 자칭할 생각조차도 없다. 그래서 시를 썼다는 표현도 꽤나 조심스럽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은퇴 기념 시집이 됨도 피할 도리는 없겠다. 박수 받을 때 떠나라는 세상의 말씀에 순응하려 할 즈음 시들이 한여름 소나기처럼 마구 쏟아져 내렸다. 난 그 와중에 그저 누군가가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적었을 뿐이라고 하는 편이 사실에 더 가까움을 고백한다. 아울러 시인은 의당 시를 쓰지만, 시를 쓴다고 다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님을 아울러 해 둔다. - ‘시를 내림받은 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