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현대사 속 무수한 비극들 역사가 외면한 ‘폭력의 역사’ 대한민국의 현대사에는 무수한 죽음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전쟁을 치러야 했던 군인이나 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아닌 보통의 민간인들이 맞닥뜨리게 된 그 죽음들은 그 자체로 가혹해서 부조리하고, 또 너무 많아서 부조리합니다. 그것은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대한민국 현대사 이면에 자리한 어두운 폭력성을 드러내는 증거들이기도 합니다. 그것들을 모으면 또 하나의 역사, 우리가 접한 적 없는 역사가 됩니다. 그것이 바로 ‘폭력의 역사’입니다. 상당수가 왜 벌어졌는지, 누가 실행했는지를 알 수 없는 이 폭력들은 오랜 시간 드러나지 않고 감춰진 채 흉터가 되었습니다. 분명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를 알 수 없는 이 문제들은 의문사, 행방불명, 대량 학살 등의 양상으로 우리 현대사의 감추고 싶은 이면으로 자리했습니다. 어쩌면 그 문제를 만들어 낸 누군가는 그러한 감추고 싶은 정서를 철저히 이용했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