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욕망은 잠깐의 행복을 주지만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고 꿈처럼 사라진다. 김건동은 호기롭게 국가고시를 준비했다. 사시에서 행시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공무원 시험까지 준비했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그렇게 시험 준비만 하다가 10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주거 공간도 달라졌다. 오피스텔에서 지금은 고시원 가장 내측방까지. 결국 명문어학원에 실장이라는 직책으로 취직하게 되었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연락이 닿은 초등학교 동창들.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도 잠시 그들이 타고 다니는 차와 그들이 사는 집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을 알게 되면서 건동은 참을 수가 없었다. 더는 이 누런 벽지와 컴컴한 방도 차 없는 뚜벅이인 신세도 계약직에 잡일만 떠안은 거지 같은 커리어도 참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마음속에서 열등감은 까만 욕망으로 스멀스멀 번져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