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문고 87권. 복숭아밭 도원결의는 아니어도, 복숭아나무 솟아오른 삼거리 수선집에서 나눈 방덕 씨와 달모의 우정, 달모와 생강 콤비의 진땀 빼는 활약이 따듯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이 이야기는 <와우의 첫 책>으로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주미경 작가의 작품이다.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한 작가의 고민”(<와우의 첫 책> 심사평)은 <꼬맬까말까 수선집과 비밀의 책>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하나하나의 존재는 이야기를 품은 책, 그 이야기는 스스로 바꿔 볼 수도 있는 가능성의 세계,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진실을 보려는 눈, 지갑에 오래도록 간직해 둔 보물처럼 서로에게 소중한 무엇이 되는 관계 들을 잘 마름질해 담았다. 5년 전 당첨 복권이라도 든 듯 빨간 주머니를 애지중지 품고 도화동에 나타난 방덕 씨. 달모가 지내보니 방덕 씨는 이상한 요리는 해도 이상한 사람 같진 않았다. 그런데 왜 소문이 들끓는 것일까? 생강이 말처럼 이방인은 우선 경계하고 보는 것일까. 얼토당토않은 소문이라 생각하며 지내던 달모는 한밤중 토옹, 텅, 끼으익, 소리에 끌려 1층 수선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장면을 목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