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보이는 삶이더라도 나는 내 삶을 완수하고 싶었다.” 사랑에서 폐허까지 카미유 클로델, 조각가의 초상 오귀스트 로댕이라는 이름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한 예술가의 이름. 비극적인 사랑과 인생을 살았으나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시대의 높은 벽을 직면해야 했던 여성이자, 돌을 깎아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던 조각가. 남들과 달랐기에 이해받지 못했던 생을 살았으나 확실한 예술세계를 남기고 떠난 카미유 클로델. 이 책 『여기, 카미유 클로델』은 고독과 고립으로 점철된 삶 속에서도 예술적 소명과 자취를 남긴 한 인간의 내면을 더듬어보고자 쓰였다. 전기이자 회고록의 성격을 지닌 책에는 로댕의 연인 혹은 뮤즈가 아닌,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의 카미유, 그 창작세계와 고된 삶을 들여다본 시 쓰는 이운진의 영혼의 문장들이 가득하고 ‘왜, 지금, 카미유인가?’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누구의 삶이든 다를 바 없겠지만, 카미유의 삶에는 예술가, 여성, 그리고 병과 소외, 사랑과 실패, 급변하는 시대의 풍경이 더 큰 물살로 어우러져 소용돌이치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루는 것은 공적인 사건들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우연한 일들, 사소한 감정들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진짜 삶을 설명한다고 믿기에 그녀에 대한 남아 있는 기록으로 몇 가지 풍경의 빈틈을 상상했고, 그 부분을 나의 상상력으로 채우고 싶었다.”_이운진, 편집자에게 보낸 메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