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하종오의 시집『초저녁』이 사람살이의 구분과 연결이라는 문제를 다룰 때 연민이나 동정 쪽이 아니라 비정함 쪽에 서 있다. 비정하게 인간의 삶과 그것을 둘러싼 구분 및 연결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삶을 가짜로 꾸미지 않고 사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리얼리즘 시가 사실적 인식을 미덕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 점을 가리킨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시집『초저녁』의 시편은 언뜻 서정적 성격이 강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서사적 성격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다가온다. -홍승진
하종오 시집 [초저녁]. 이제 초로에 접어든 하종오의 시세계는 그윽한 눈길과 심사로 저간의 삶의 이모저모를 되돌아보는 시편들로 시집을 꾸미고 있는 것이 이번 시집의 큰 특징이다. 이 시집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구분과 연결’의 한 유형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전제하고, 1부는 시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