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이정주는 나의 각별한 문단 선배다. 나는 그의 시 세계보다 인간됨의 진가를 더 잘 알고 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때까지 그의 시 대부분은 산문시의 형태로 쓰여 왔다. 그가 이 형태를 고집한 것은 산문정신, 혹은 자유정신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상목한 시집에선 일반적인 시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연과 행의 길이가 자명하게 드러나 있다. 형태적으로는 그는 변역(變易)의 터닝 포인트에 서 있다.
이번 시집에서 이정주 시인은 시/시인에 대한 상념과 성찰들을 많이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이정주 시인이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부여잡고 있었던 근원적 자기 존재 의식이란 점에서 특별하다. 시인이란 오직 시에 목숨을 거는 자이어야 한다는 일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