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김명국의 첫 시집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의 친정 동네에 대한 지극한 풍물지이다. 그는 백석의 「가즈랑집」풍으로, 왕겨 타는 냄새와 물웅덩이 화장실, 특별한 날에만 신는 운동화를 모셔둔 채 맨발로 뛰는 아이들이 있고, 마당엔 돼지와 오리 떼, 도마뱀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처갓집을 안간힘으로 관찰한다. 쌀국수와 망고, 짜우라는 물소와 전통 떡 반뗏 등 이국의 허름한 풍물에 대한 장황하기까지 한 집착이 일견 생급스럽기도 하지만 문명과 시류 이전의 사람살이의 진정에 긴절해서일까.
1998년 『문화일보』로 등단한 김명국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등단 후 오랜 시간 정련해온 작품들이 실린 이 시집은 한국 농촌의 애환과 베트남 농촌의 일상이 교묘하게 교차되어 있다. “꿈이 있다면 비록 허름하더라도 내 집을 갖는 일”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옆집에서 넘어온 오이순을 탐내지 않”고 “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