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이민숙 시인이 체득한 시세계 혹은 그만의 아이콘은 뾰족한 모서리가 아닌 그 모서리를 둥글게 하는 ‘동그라미’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 또한 즐거워한다. 산에 시를 놔두고 왔다는 「그 산에 시가 있다」, 몸의 언어와 리얼리즘을 발견한 「지리산에 갔다」, 옛 시절 어머니들의 머리에 얹혀지곤 했던 짚으로 만든 「또아리」, 그리고 이번 시집에서 단연 수작으로 꼽을 수밖에 없는 「동그라미」가 앞으로 이민숙 시인이 애정을 다하여 밀어붙일 시세계가 아닐까 하고 마음을 주어본다.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의 간극이 길었던 데는 어느 날 그녀에게 휘몰아쳐 온 회오리바람, 백척간두에 서서, 절망이란 극한 체험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삶의 괘적도 한 몫 한다. 그 극복의 과정이 이번 시집의 탄생배경이다. 그런 연유인지 이번 시집의 시들은 생명이란 우주의 카오스만큼이나 비밀스러운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