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의 첫 장편소설. "이 소설의 시작점은 지금부터 1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심청전 경판본 24장본을 읽고 다른 판본들도 살펴봤다. "작고하신 성현경 선생의 글들도 읽었다. 채만식이 심청전을 심봉사로 세 번이나 다시 썼음도 알았다....
옛날 옛적에 고려시대에
추운 겨울날의 따사로운 그림동화
꿈에서 본 아버지는 어디서 만난 이일까?
돈으로 눈을 뜰 수 있으리라 믿다니
아비를 살리느냐 나를 살리느냐
돈에 팔리고 사랑에 울고
인당수 바다에 한 조각 넋이 되어
다 잃고도 남은 것은 있으니
눈 뜨는 게 먼저냐 애욕이 먼저냐
인당수 바다에 두둥실 뜬 꽃이여
몸은 병들고 사람은 떠나고
아무도 그 사연을 알 길 없으니
눈먼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나
사랑하는 이와 사랑해야 하는 이
살고 죽는 운명의 막은 오르고
가을 석양빛 속에 떠나보내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