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김이구 평론에는 동시대의 언어적 구성물에 대한 섬세한 밀착과 든든한 균형의 시선이 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소설 텍스트들에 대해 담론적 개괄을 수행하지 않고 시종 그 구체적 육체를 읽어낸다. 이는 '진득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글을 읽고 쓰는 그의 은근하고도 견고한 성정(性情)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의 안내를 따라 텍스트의 진경으로 들어가다 보면 우리는 소설이 결국 개인적 경험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차원의 발화 양식임을 알게 된다.
『우리 소설의 세상 읽기』는 소설과 소설가에 관한 저자의 글을 모았다. 3부에 ‘문학과 제도’라는 제목으로 묶은 글들은, 문학이 현실에 존재하는 방식을 저자 나름대로 짚고 있다. 다양하게 번져가는 이야기의 문양에 따라 한 시대의 현실을 탐색하고 반영하고 성찰하는 작가들의 필치를 선명하게 재구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