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수치』는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의 삶을 다루지만 그들의 험난한 인생역정과 사회적 곤경을 핍진하게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이 작품의 남다른 점은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탈북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존재론적으로 사유하고 윤리적으로 응답하려는 데 있다. 이런 윤리적 사유가 이야기 속속들이 스며들면서 탈북자를 '받아들이면서 배제하는' 우리 사회의 물신주의적 가치관과 이데올로기적 짜임새가 더러운 속옷처럼 부끄럽게 드러난다.
전수찬의 세 번째 장편소설 『수치』. 2004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이번 작품은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도 연약한 감정, ‘수치’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삶의 지척에 있는 죽음의 그림자와 끊임없이 다투는 세명의 탈북자. 살아남았다는 수치심에 자신의 삶을 방기하는 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