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구봉완의 시작품 중 내 기억의 창고 속에 가장 오래 저장되어 있는 작품은 「재봉질 하는 봄」이고 가장 최근작은 「여물을 쑤다」이다. 두 작품의 간극이 십여 년은 족히 넘게 긴 시간의 여울목을 에돌아왔다. "염소를 매어놓은 줄에서 음메에 소리로 박혀 있는 재봉선"을 발견해내고 "쇠똥에서 참으로 육화된 절창"을 읽어내는 데까지, 시인으로서 오롯이 바친 높고 쓸쓸한 고독의 산물이 바로 이 시집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시산맥 서정시선」 제11권 구봉완의 시집 『솥』. 교사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성품과 시인으로서의 쓸쓸한 고독이 잘 드러난다. 《그늘 아래 머물다 잠이 든 오후》, 《노을이 옷을 벗는 저녁》, 《눈을 쥐고 있는 풀잎의 겨울》, 《당신의 뒤란에 내리는 눈》, 《물속의 방에 눕다》 등 다양한 시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