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흙에게 시(詩)를 새겨보는 일을 계속하여야 하는가. 남몰래 되풀이 하던 일을 마침내는 대놓고 하게 되었다. 햇빛에게 달빛이 하는 일을 건네서 뭣하겠는가! 달빛에게 햇빛이 하는 일을 안겨서 뭣하겠는가! 처음부터 그리 조화로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시(詩)도 도예(陶藝)도 한 뭉텅이 한(恨)타령이다. 누가 뭐래도 한 번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시를 쓰고 흙을 구워내는 이들의 가슴에 열정 속에 그 무엇이 있어, 돋우어 내고 흘려내고 도려내며 즐거이 더러는 처절하고 때로는 헤프게 아우성치는 것이라고. - 시인의 산문 중에서